시간은 항상 상대적으로 흐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를 '시간 지연 현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만약 태양의 표면 위에 있다면 우리에게 흐르는 시간은 지구에 있는 사람보다 0.0000021초 정도 더 느리게 흐릅니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가장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인 블랙홀에서는 시간이 얼마나 느리게 흐르는 것일까요? 만약 우리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라면 우리의 시간은 계속해서 느리게 흐르다 결국 멈추게 되는 것일까요?

등가의 원리( 중력과 관성력은 같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기본 원리는 등가의 원리입니다. 등가원리(Equivalence principle)는 중력과 관성은 같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고 관성력은 가속 운동 중인 공간 안에 있는 관찰자가 느끼는 가상의 힘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신나게 질주하다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우리의 몸은 관성에 의해 앞으로 급격히 쏠리게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중력과 관성이 같다는 것일까요?

어른 주먹한한 크기의 사과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먼저 이 사과가 지구의 표면에 있다면 중력에 의한 공간의 휘어짐으로 인해 사과는 지구의 중심을 향해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중력이 없는 공간에 사과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 공간이 멈춰있는 상태라면 사과에 가해지는 어떠한 힘도 없기 때문에 사과는 우주공간에 둥둥 떠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공간이 점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사과는 관성력에 의해 공간이 휘어지며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만약 우리가 움직이는 공간 안에 있다면 이 힘이 중력인지 관성력인지 구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중력은 관성력과 같으며 공간의 휘어짐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력은 어떻게 시간을 느리게 만드나?

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 A와 아까 그 사과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우주공간 B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두 공간에 빛을 쏘아 보면 공간 A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빛은 직선으로 쭉 뻗어 나갈 것입니다. 반대로 공간 B에서는 아주 미약하지만 사과로 인한 중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간이 휘어져 있으므로 빛은 휘어진 공간을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므로 직선으로 이동하는 A공간보다 휘어져 이동하는 B 공간을 통과하는 빛이 더 오랜 시간 동안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블랙홀 내부의 시간은 멈춰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시간이 멈추지 않습니다. 블랙홀 내부에서도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예로든 공간 A와 B를 보겠습니다. 우리가 A공간에서 B공간을 관측하고 있다면 B의 사긴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간 B 속에서 B를 바라보고 있다면 우리는 이 공간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그냥 평상시와 똑같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느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기 때문입니다.

블랙홀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더라도 시간이 느려지고 있다는것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관찰자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우리가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시간은 점점 느려지게 되고,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게 되면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춘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로부터 나온 빛이 약해지며 사건의 지평선에 걸려 있는 모습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요약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지만 이는 상대적인 시간의 흐름일  뿐 중력이 강한 곳에 있더라도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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