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T는 2019년 M87 블랙홀의 사진을 공개하였습니다. 사진을 보면 먼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블랙홀은 빛도 모두 빨아들일 정도로 강력한 중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일까요?

과학자들이 그동안 블랙홀을 촬영하지 못했던 것은 블랙홀이 안보여서가 아닙니다. 블랙홀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는 인류가 가진 잔파 망원경으로도 충분히 관측할 수 있죠. 그래서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그동안 블랙홀을 촬영하지 못했던 것은 블랙홀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궁수자리 A에 있는 블랙홀은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는 천체로 지구로 부터 약 26,000광년 거리에 있습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블랙홀이지만 단일 전파 망원경으로는 블랙홀의 B자도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을 촬영하기 위해선 한계를 넘어선 거대한 렌즈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본다는 것은 물체에서 나오는 빛을 전부 보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다면 그 사람의 눈과 귀, 코, 입에서 나오는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죠. 이를 조금 단순하게 표현해서 사람을 눈을 A,  코를 B라고 한다면 우리의 뇌는 A와 B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해 눈과 코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사람의 얼굴이 차츰 멀어질수록 눈, 코, 입을 구분하기 힘들어지고 아주 멀어지게 되면 얼굴의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사람의 얼굴을 렌즈를 통해 보게 된다면 좀 더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블랙홀을 관측하려면 더 큰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블랙홀을 보기 위해서는 얼마나 거대한 렌즈가 필요한 것일까요? 단순하게 계산하면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을 보기 위해선 직경 약 6,000km 크기의 렌즈가 필요합니다. 지구의 반 정도 되는 크기의 렌즈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정도 크기의 렌즈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EHT는 조금 특별한 방법을 이용하였습니다. 

EHT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8개의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와 같은 크기의 렌즈를 만들어 냈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렌즈는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하나의 렌즈냐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는 자전을 하고 있고 자전에 따라 망원경들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지며 지구는 커다란 렌즈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쵤영된 사진들을 모아서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 주면 블랙홀 사진이 완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방법에는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모인 이미지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과 우리는 아직 블랙홀의 모습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픽셀로 강아지를 그리다고 가정하면 실제 강아지의 그림이나 사진으로 픽셀을 조합하여 그림을 완성하게 될것 입니다. 블랙홀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EHT가 촬영한 블랙홀의 이미지는 5,000TB로 어마어마한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미지를 가지고 상상하고 있는 블랙홀의 그림을 만들게 된다면 그 모습은 진짜 블랙홀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상상 속의 블랙홀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죠. 그래서 Katie Bouman은 이미지를 분류하고 재조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는데요. 단순하게 블랙홀에 가까운 이미지를 찾는 알고리즘을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블랙홀을 본 적도 없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블랙홀과 가까운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일까요? 

촬영된 블랙홀의 이미지들 중에서 다른 천체들과 비교할수 있는 다른 특징을 가지는 이미지를 찾으면 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 이미지를 찾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진 사진이 바로 M87 블랙홀의 사진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쵤영된 블랙홀의 그림자죠. 이로써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한 동시에 블랙홀이 실제 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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