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망원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 망원경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30년간 우리 인류에게 우주 속 깊은 곳을 보여준 허블 망원경의 뒤를 잇는 것을 목표로 여러 문제로 수차례 발사가 지연되었지만 드디어 발사에 성공하였고 임무를 수행할 L2 라그랑주 점에 진입까지 성공하였습니다. 왜 인류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우주에 망원경을 발사하고 제임스 웹은 머나먼 라그랑주 점에서 우주를 관측하게 하는 걸까요?

JWST는 태초의 우주를 관측할수 있을까? 출처: Pixabay


우주로 망원경을 발사하는 이유

1990년대 발사된 허블 망원경은 우주 속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을 장노출을 통해 10일간 관찰했습니다. 분명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빈 공간이었지만 10일간의 장노출로 관측된 결과는 모든 이들에게 충격을 선사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사실 셀 수 없이 많은 은하로 빼곡히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은하들은 거의 100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은하들로 너무 멀어서 육안은커녕 지상의 성능 좋은 망원경으로도 촬영하기 힘든 것들이었습니다.

장노출이 가능한 집광력

한 장의 사진은 일정 시간 동안 센서를 통해 들어온 빛의 의해 만들어집니다. 이것을 셔터스피드라고 부르죠. 가령 셔터스피드가 1/100초의 세팅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0.01초 동안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모아 사진이 찍혔다는 의미입니다. 당연 셔터 스피드가 1초다 10초 동안 길어진다면 더 오랜 시간 빛을 모았으니 사진이 더 선명하겠죠. 하지만 1초나 10 동안 손이 조금만 흔들려도 사진이 흐릿하게 나오게 될 것입니다. 이게 야간에 스마트폰 사진을 찍으면 흐릿하게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렌즈가 작은 스마트폰은 집 광력이 약해서 셔터스피드에 대한 의존도가 큽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빛을 충분히 모으기 위해 서는 오랫동안 빛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동안 카레라가 흔들리면 사진도 흔들린 상태로 찍히게 되는 것이죠. 반면 DSLR은 렌즈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렌즈의 구경이 크기 때문에 한 번에 더 많은 빛을 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두운 환경에서도 셔터스피드를 짧게 가져갈 수 있어 비교적 흔들림 없는 촬영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JWST의 주요 관측기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는 근적외선 카메라(NIRCAM),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 미세 유도 센서 및 근적외선 카메라 복합기(FGS/NRISS), 중적외선 관측기(MIRI) 총 4종이 장작 되어 있습니다. 장비에 전원이 공급되면 첫 단계로 냉각기가 가동됩니다. 근적외선 카메라는 영하 135도, 근적외선 분광기는 영하 236도, 중적외선 관측기는 영하 266도까지 냉각시켜야 관측기기들이 정상 작동하게 됩니다.

JWST가 위치하고 있는 L2 라그랑주 점에서 태양빛을 고스란히 받게 되면 장비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게 되는데 이 열을 차단하기 위해 태양열 차단막을 펼치게 되고 비행 시 발생하는 결빙을 방지하기 위해 난방 장치도 중지하고 몇 주 동안 정상 작동하기 위한 온도 범위까지 냉각기를 거쳐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보다 정확한 관측을 위해 미세 정렬 작업도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 장비인 근적외선 카메라는 큰 곰자리에 있는 별 'HD 84406'을 겨냥하여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벌집 모양의 18개의 거울이 피사체를 바라보면 약간씩 다른 이미지가 포착되기도 하는데요. 하나의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거울을 10억 분의 1m 단위로 조정해야 하는 치밀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미세조정 과정은 2022년 4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후 각 관측장비들은 여러 천체를 관측하며 테스트를 이어가게 됩니다.  

역 제곱의 법칙

Inverse square law: 에너지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제곱으로 약해진다.

우주 먼 곳에서 오는 광자의 개수는 거리의 역 제곱으로 줄어듭니다. 만약 같은 밝기의 은하가 있다면 10억 광년 거리에서 날아오는 광자보다 1억 광년 거리에서 날아오는 광자가 100배 많은 것이죠. 때문에 100억 광년 거리에 있는 은하의 빛이 멀고 먼 지구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고 양도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광학 망원경의 구경 크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은하를 밝게 찍으려면 카메라의 셔터스피드, 즉 노출시간을 길게 가져가야 합니다.
그런데 지구는 자전을 하고 있고 지상 망원경은 아무리 장노출을 한다 해도 몇 시간을 하기도 힘듭니다. 장노출 도중에 지구의 자전 속도를 보정해줘야 하는데 아주 미세한 오차만 있어도 흔들려 버리죠. 하지만 우주로 망원경을 발사한다면 이론상 훨씬 긴 시간 장노출은 가져갈 수 있습니다. 또한 대기권을 벗어나면 훨씬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허블망원경은 우주에 지름 2.4m 구경의 천체망원경을 올려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말이 2.4m 지 구경 자체가 웬만한 나라의 천체망원경과 맞먹는 크기입니다. 여기에 10일이 넘는 장노출을 통해 지금껏 미지의 세계로 여겼던 깊은 우주를 관측함으로써 우주 끝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은하들을 볼 수 있었던 겁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기대되는 이유

제임스 웹 망원경은 주경의 지름이 약 6.5m로 2.4m에 불과한 허블보다 2.5배 이상 크고 면적은 80배 가까이 큽니다. 주경의 크기는 지상에 있는 최대 규모의 천체 망원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보현산 천문대의 광학 망원경의 크기는 1.8m급으로 우리나라 최대 망원경보다 3배 이상 큰 망원경을 우주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망원경의 주경(Main reflector): 우주에서 날아오는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으로 주경이 클수록 성능이 좋은 것이다.

주경의 면적이 크다는 것은 빛을 하나로 모아주는 집 광력이 좋다는 의미로 같은 노출시간으로 사진을 찍을 때 허블 망원경보다 거의 8배 많은 빛을 모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임스 웹 망원경은 적외선 감지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적외선 감지기가 중요한 것은 우주의 적색 편이 현상 때문입니다.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고 그 팽창 속도는 우리에게서 멀면 멀수록 광속에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도플러 효과에 의해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적색을 나타내게 되죠.
천문학자 허블은 국부 은하군 밖의 은하들이 모두 적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이 이야기는 우주의 모든 것들이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우주 모든 것들이 적색으로 적색으로 치우쳐 있다고 해서 적색 편이라고 부릅니다.

적색 편이(Red shift) 애드윈 허블이 외부 은하들이 적색을 띠는 것을 발견하면서 우주 모든 행성, 별, 은해들이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후에 이것은 백뱅 이론의 시초가 되었다.

적색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에서 가장 긴 파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적색보다 파장이 길면 적외선으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죠. 제임스 웹 망원경은 우주의 가장 먼 곳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 눈으로도 보이지 않는 적외선 파장대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또한 적외선은 우주의 먼지층을 뚫고 그 넘어를 볼 수 있는 데다가 외계 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데도 용이합니다.
결과적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은 허블보다 8배 높은 집 광력과 적외선 감지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긴 시간 장노출도 할 수 있기 때문의 우주의 끝을 광학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입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L2 라그랑주 점으로 간 이유

허블망원경은 지구 대기권 밖 600km의 궤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 위치는 지구에서 수리를 하거나 접근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지구 주변을 빠르게 공전하기 때문에 태양광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습니다. 때문에 지금의 허블 망원경 같이 상이 맺히는 부분에 태양광이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경통을 만들어서 차양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구조는 너무 무겁고, 대형 사이즈의 주경의 망원경을 만들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광학적으로 적절한 상이 맺히면서 멀리 있는 물체를 크게 보기 위해서는 초점거리 확보가 필수입니다. 그 때문에 주경이 커질수록 경통의 길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는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태양계에서는 태양광만 막는다면 강력한 빛도 없고 대기 간섭도 없는 이상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지금의 제임스 웹 망원경 같은 주경의 크기에 비해 경량화된 구조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형태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태양광을 차단하는 면을 고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 궤도를 돌게 되면 빠르게 밤낮이 바뀌기 때문에 쉽지 않고 차양을 위해 라그랑주 점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죠.

라그랑주 점(Lagrangian point)
케플러 궤도 법칙에 따라 궤도 운동을 하는 두 천체의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지점을 말한다.
지구 주변에는 5개의 라그랑주 점이 만들어진다.

라그랑주 점에서는 장노출이 용이해서 허블보다 안정적인 관측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태양과 지구의 관계에서 지구와 태양의 중력 에너지가 정확히 상쇄되는 지점은 총 5군데가 있습니다. 그중 제임스 웹 망원경은 L2로 이동했는데요. 사실 L4와 L5가 좀 더 넓은 영역에서 중력 평형이 아나타기 때문에 안정적인 궤도를 가지지만 지구에서 멀고 궤도 진입에 많은 DV가 사용된다는 점 때문에 배제되었습니다. L1은 L2와 비슷하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태양광을 차양한 상태에서 먼 우주의 넓은 범위를 관측해야 하는데 L1의 위치는 지구의 위치가 방해가 됩니다. 따라서 총 5개의 지점 중 우주관측에 최적의 장소로 선택된 곳이 L2지점입니다.
물론 L2 지점도 완벽한 곳은 아닙니다. 중력 평형을 이루는 공간이 너무 좁아서 지속적으로 궤도를 조금씩 조정해줘야 하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때문에 제임스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처럼 오랜 시간 수명을 넘어서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관측하게 될 첫 은하는 대마젤란

역사적인 첫 관측 대상이 대마젤란 은하로 결정된 이유는 장비의 정렬 후 초기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밝기의 업 다운이 심하지 않은 균일한 천체를 관측하는 것이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대마젤란 은하는 지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17만 광년 떨어진 은하인데요. 지금도 별의 탄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허블이 보지 못한 대마젤란 은하의 내부와 지금까지의 진화과정을 JWST가 단서를 제공해줄 수 있을까요?

인류는 허블 이후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주로 발사된 허블 망원경은 암흑으로 가득 찬 빈 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은하들을 찾아냈죠. 고작 주경이 2.4m인 망원경을 장 노출해서 얻어낸 결과입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6.5m의 주경에 라그랑주 점에 위치한 덕분에 이론상으론 무제한 장노출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제임스 웹이 우주의 끝을 보여줄 수 있을지 더 나아가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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